검색어 입력폼

창작단편소설- 너의 이름은

저작시기 2018.02 |등록일 2018.02.04 한글파일한컴오피스 (hwp) | 5페이지 | 가격 1,400원 (30%↓) 2,000원

목차

없음

본문내용

오랫동안 알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는 것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안겨준단다. 12월의 그 날도 그랬었지. 꽤 오래 알고 지냈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얻어맞았단다. 심한 자괴감과 실의에 빠져 있던 나는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무엇이든 해야 했어. 그래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이 몇 개 있었단다. 그 중에서 보통의 성인 남성이 주위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것을 해 보고 싶었지.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나는 참으로 미련했었던 것 같구나. 혼자 갈 용기도 없어서 같이 갈 사람을 찾았었어. 너무 친하지도 않으면서 또 너무 멀지는 않은, 그냥저냥 알던 그런 사이의 관계. 그렇게 두 명을 선별해서 알맞게 차려입고는 룸에 들어갔었다. 그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있을 무렵, 마담이 다섯의 아가씨들과 함께 들어왔어. 그렇게 너를 처음 보았단다.
그 때 너의 첫인상은 음... 글쎄. 적어도 일반적인 화류계 여성이 지을 표정은 아니었다. 남자를 녹이려는 다른 아가씨들의 표정과는 아주 많이 달랐어. 굳이 표현하자면 무표정에 냉소를 보일 듯 말듯 머금었다고 하는 게 맞을 거야. 억지웃음이었지. 차라리 그때 다른 아가씨들의 웃음에 녹아 버렸다면 어땠을까. 그녀들의 섹스어필에 응답했다면 어땠을까. 그러나 너의 그 무표정에서부터 오는 괴상한 동질감이 내 흥미를 끌었단다.
그렇게 너를 찍었다. 그러곤 한 마디의 대화 없이 서로 술을 교환하고 방으로 올라갔었지. 코트를 벗고 천천히 침대에 누웠어. 그렇게 평생을 누워 무의식으로만 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처음 들어보는 너의 목소리가 들렸지.
“...안 씻어요?”
사람을 만나고 처음으로 한 말이 하필 그거였다니. 나는 너에게 무얼 기대했던 걸까.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몰랐지. 화류계 여성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니. 이러한 상황에서 그 어떤 누가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물론 조금의 술기운에 의존해 너의 몸을 취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긴 싫었어. 내가 당장 필요했던 것은 욕구 해소라는 추악한 것이 아닌 그저 죽음과 같은 영원한 안식이었으니까. 네가 그게 맘에 들든 말든 너는 따라야 했어.

참고 자료

없음
다운로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