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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정말 각성하길바래』감상문

저작시기 2012.07 |등록일 2013.03.29 한글파일한글 (hwp) | 6페이지 | 가격 900원

목차

없음

본문내용

내가 우리 읍내에 있는 라틴어 학교에 다니던 시절, 내 나이 열 살이었을 때 체험한 것부터 시작해보련다.
그러려고 하니 우선 많은 냄새가 되살아나고 마음속에서 슬픔이 솟구쳐 올라 흐뭇하고도 소름끼치는 전율이 내 마음을 뒤흔들어놓는다. 어두컴컴한 골목들, 그리고 밝은 집들과 탑, 시계 치는 소리와 사람들의 얼굴, 아늑하고 포근하고 기분 좋은 방들, 비밀과 유령에 대한 심각한 공포심으로 가득찼던 방들, 따뜻한 구석과 집토끼와 하녀들의 체취, 그리고 가정상비약과 말린 과일 냄새가 나던 그 무렵의 일들이 생생하게 생각난다. 그 당시의 나에게는 두 개의 세계가 뒤섞여 돌아가고 있었으며, 두 개의 극에서부터 낮과 밤이 생기고 있었다. 헤르만 헤세, 홍경호 옮김, 『데미안』, 범우사, 2004, p. 15


헤르만 헤세는 유년 시절을 이루던 “두 개의 세계”를 그의 소설 『데미안』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사랑, 엄격, 모범으로 대표되는 밝고 깨끗한 세계와 암흑과 폭력이 가득한 세계는 그만큼 이질적이기도 했지만 서로 인접해 있었고 또 가까이에서 공존하고 있었다. 헤르만 헤세, 홍경호 옮김, 앞의 책, pp. 16 ~ 17
이 짧은 글 역시 “두 개의 세계”를 출발점으로 삼으려 한다. 두 개의 세계를 이루는 한 축이 현 체제가 제공하는 편안하고 익숙한 공간이라면, 나머지 한 축은 현 체제의 모순을 고발하는 불편한 공간이다. 불편한 공간의 “불편한” 소식들은 신문이나 TV뉴스를 통해 종종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듯 관심을 돌려버리면 어느새 체제의 익숙함이 보장되는 곳으로 돌아오게 된다. 지금까지의 삶은 이렇듯 “다른 세상”에 대해 고민해본 적 없는 단선적인 삶이었다. 마치 경주마가 주변의 모습은 보지 못한 채 앞만 향해 달려가듯이 말이다. 그런 나에게 박현욱의 책 『정말로 그들이 각성하길 바래?』는 한마디로 불편하고 또 불편한 책이었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 마다 채널을 돌려버리듯 익숙한 공간으로 다시 도망쳐 오고 싶어졌다. 하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났을 때는 그동안 불편하게 느껴왔던 존재들의 모습과 현 체제 너머에 존재하는 대안적 세상의 모습을 어렴풋하게나마 그려볼 수도 있었다. 이제 그 “불편한”세상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참고 자료

박현욱, 『정말로 그들이 각성하길바래?』, 노사과연, 2012
우석훈, 박권일, 『88만원세대』, 레디앙 미디어, 2008
이은정, 『국어학, 언어학 용어사전』, 백산출판사, 2005
채만수, 『노동자 교양경제학』, 노사과연, 2011
헤르만 헤세, 홍경호 옮김, 『데미안』, 범우사, 2004
『오마이뉴스』 2007년 5월 3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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