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입력폼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고...

저작시기 2009.04 |등록일 2010.04.17 한글파일한글 (hwp) | 3페이지 | 가격 1,500원

목차

없음

본문내용

“삶은 야구다.”
혹자는 내가 이 말을 하자 비웃었고, 혹자는 무시했으며, 친구는 내게 축구의 위대함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누군가가 삶은 계란이라며 실소했고, 그리고 여자 친구는 내게 야구가 뭐냐고 물었다. 그 순간, 나는 그들 모두를 이끌고 잠실야구장으로 달려가고 싶었다. 뜨거운 피가 들끓는 9이닝의 열정을 그들 앞에 내어놓고 “보라! 여기 우리의 꿈과 정열과 삶이 있지 않은가!” 라고 외치고 싶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때는 제설에 빛나는 겨울이었고 슬프게도 내가 사랑하는 한화 이글스는 지구 반대편 미국 어딘가에서 전지훈련 중이었으며, 더 아쉽게도 나는 군인이었다. 그래서 야구장 지정석 티켓 대신 그들에게 쥐어주고 싶었던 책이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다. 1할 2푼 5리의 승률로 잔혹한 프로의 세계에서 인간다운 삶을 그라운드에 그려낸 그들, 삼미 슈퍼스타즈를 보여주고 싶었다.
쓰고 보니 농담 같지만 삶은 정말로 야구와 닮았다. 최고의 4번 타자와 물방망이 9번 타자 모두에게 똑같이 세 번쯤의 기회가 찾아온다. 인생에도 누구에게나 세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그러지 않는가. 그 어떤 팀도 모든 경기를 이길 수는 없다. 위기 뒤에는 찬스가 오고 방심하는 순간 홈런이 터진다. 그리고 야구도 삶도, 끝나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다. 타임아웃이 없는 게임. ‘끝날 때 까지는 끝난 게 아닌’ 경기. 언제라도 역전이 가능한 이 경기가 바로 삶이 아닌가.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야구는 야구이되 ‘프로’야구인 것이다. 우리는 더 이상 야구를, 삶을 즐길 수 없는 ‘프로’선수다.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잡지 못할 공도 잡기 위해 몸을 던져야 하고, 칠 수 없는 공도 휘둘러서 쳐내야 하는 ‘프로’선수. 그렇다면 나머지 아마추어는 어찌해야 하나. 잡지 못할 공을 못 잡은 그들은. 프로가 되지 못해 생의 가장자리로 밀려나 프로들의 성공에 박수나 쳐야 하는 수많은 청춘은 또 어찌해야 하나. 세상은 프로들을 위한 무대만 준비하고 있는데.
그 점에서 삼미 슈퍼스타즈는 진정 ‘슈퍼 스타’였다. 프로가 되지 못한 모든 이의 가슴에 뜬 ‘별’이었다. 1할 2푼 5리의 승률만으로 과감하게 프로들의 세계를 전복한 그들. 모두가 이기기 위해 정신없이 치고 뛰고 던지는 싸움을 할 때 그들만이 ‘정신 수양의 야구’를 했다. 모두가 1위를 놓고 아등바등할 때 그들만이 맨 뒷자리에서 프로를 조롱했다. 못 잡을 공을 비웃고, 못 칠 공을 깨끗이 무시하면서. 대체 누가 그랬나. 프로가 아름답다고.
다운로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