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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저작시기 2005.12 |등록일 2010.03.31 한글파일한글 (hwp) | 2페이지 | 가격 600원

소개글

향수를 읽고...

목차

없음

본문내용

처음 책을 접하는 순간 페엥~ 숭헌, 이라는 구수한 방언이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페엥~ 숭헌, 할아버지의 꾸지람 속에 들어있는 달콤한 사탕처럼, 그러나 식초 같은 방언은 내가 겪어보지 못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어느 정도 상상해보게 한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할아버지께서는 돌아가셨다. 책에서 손자를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이 나에겐 그저 부러움의 대상보단, 할아버지에 대한 지독한 상상에 빠져보곤 한다. 시골집에 가 보면 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 모든 일은 모두 “내 탓이오” 라고, 법도 없이 살 아 가실 수 있다고, 아버지가 말씀해 주시던 게 기억이 난다. 전라북도 완주군 상관면 신리 829-1번지, 내가 태어난 곳이다. 우리 집은 가난하여 엄마는 살이 찢어져가는 고통 속에 집에서 무통주사 하나 맞지 못하고, 나를 낳으셨다. 나뿐만이 아니라 누나들도 그렇게 낳았다. 내가 이곳을 찾을 때마다 나는 내 유년기 때 이곳의 풍경을 다시 그려보곤 한다. 저 앞과 뒤로는 경사가 급한 산이 우뚝하게 솟아 있고 집 옆으로는 탱자나무가 가시를 내어 사람들을 경계하고, 탱자나무 옆으로는 도랑이 자리 잡았다. 도랑에는 물이 시원하게 흘러가고, 그곳에서는 나와 누나들과 친척이 모여 1급수에서 사는 송사리와 다슬기를 잡던 곳이다. 재밌던 건 할머니께서는 다슬기를 ‘대술이’라고 부르셨다. 도랑위로 작은 다리를 지나 옆으로 경사가 가파른 산기슭에 할아버지가 심어놓으셨다던, 큰 밤나무가 우직하게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추석이 되면 언제나 그곳으로 밤을 따러 가던 곳이었다. 나무를 털면 성게 같은 밤송이들이 우두두 떨어지던, 나는 저만치 도망가야 했었다. 명절에 고단한 집안일을 마치고 단잠을 주무시던 엄마에게 나는 따듯하게 주무시라고 낡은 주방 아궁이에 불을 활활 지피던 일과 안방 다락에는 곰팡이 냄새와 함께, 박하사탕이 쌓여있어, 다락에 숨어있던 일도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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