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어 입력폼

대영미술관 견학문

저작시기 2007.01 |등록일 2007.01.06 한글파일한글 (hwp) | 3페이지 | 가격 500원

소개글

대영미술관

본문내용

오늘 바깥 날씨는 참 더웠지만 환했다. 아직 4월이 다 가기도 전 벌써부터 허연 팔뚝을 드러내 놓은 채 거리를 활보하는 아가씨들 때문에 더욱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황사 때문에 먼 시야의 사물들이 선명하지 않고 어쩐지 뿌옇게 보이는 감도 있긴 했지만 나름대로 밝고 화창한 날씨였다. 이런 날이면 가까운 공원에라도 나가 따사로운 햇빛을 신나게 받으며 사진이라도 몇 장 박아야 하는 것이 상식이지 않을까. 비록 매번 땀이 송글송글해지는 이마를 파우더로 찍어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오히려 남들이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나만의 독특한 이벤트를 연구하지 않으면 스물여섯 번 째 맞는 올해 봄날마저 또 한숨 속에 몽땅 파묻혀 버릴 것이다. 땅 속에서 물 만난 지렁이 모양 바깥으로만 돌출하고 싶은 이 때, 오히려 난 화사한 바깥 경치와 정 반대되는 어두컴컴하고 으슥한 어딘가로 깊숙이 들어가 보는 건 어떨까. 그래서 찾은 곳이 대영박물관 전시가 열리고 있는 한가람 미술관이다. 2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감상문 레포트가 있는 이유로 빨리 서둘러 간감이 없잖아 있긴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화창한 봄날이 다 지나가기 전에 꼭 한 번 가보리라 마음먹었던 전시임에는 틀림없다.
생각해볼수록 이번 전시야말로 화창한 바깥 경치와 전혀 어울리는 바가 없다. 으스스한 미이라 시체부터 시작하여 누군가의 무덤에서 빼내왔다고 하는 조각상, 귀걸이, 아무런 색깔도 들어가 있지 않은 드로잉과 판화(그러고 보니 이번 전시에서는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접시 작품 몇을 빼고는 도무지 ‘색깔’이라고 할 만한 것이 인상에 남지 않는다), 이해가 안 갈 정도로 하나같이 모두 엽기적인 표정을 짓고 잇는 페루의 도예품들.
그렇지만 난 종종 이런 아이러닉한 상황을 일부러 꾸며 즐기는 것이 재미있기도 하다. 아직 은 그래도 젊기 때문에, 나이에 걸맞는 객기를 부리는 건지도 모르겠다.


디오니소스상, 리비아 키리네, B.C 2세기
-몸따로 얼굴 따로이지만 왠지 모르게 어울려 보이는 조각상


역시나 그리스 조각상들은 얼굴과 몸의 나이가 매치되지 않는 것 같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거기에 ‘이상화’의 개념이 덧붙여지기 때문인 것이라 생각한다. 즉 가장 이상적인 인간상은 소년이라 생각하면서도 완벽한 신체는 또 나름대로의 단련된 근육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러한 이상적인 조건들을 모두 조합시켜 놓은 것이다.
다운로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