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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선물 - 은희경

저작시기 2006.12 |등록일 2006.12.10 한글파일한글 (hwp) | 2페이지 | 가격 700원

소개글

은희경 장편 <새의 선물> 독후감입니다.
주인공 진희의 서정성에 관한 글입니다.

본문내용

처음 읽고, 다시 읽고, 또 펼쳐든 후에 수년이 지났어도 다시금 손이 가는 소설. 나는 은희경을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고, 그녀의 다른 소설은 특히 더 그러하다. 그런데 유독 <새의 선물>은 예외다. 단지 유명세 때문만은 아닌 건 분명하다. 유명세로 독서의 기준을 정한다면 1년이 넘도록 <칼의 노래> 중간에 책갈피가 꽂혀 있지는 않을 테니까.
개인적인 생각이겠지만, <새의 선물>은 은희경 소설 중 아마, 혹은 가장 서사적인 흐름을 띠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등장인물들이 하나하나 생생하게 살아있는 것만 같은 기분. 사람뿐만 아니라 마루 밑의 해피나 우물, 뒷방 앞의 이끼까지 어딘가에 생생하게 살아 숨쉬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때문에 소설의 앞과 뒤에 있는 ‘현재의 진희’가 하는 말들은 오히려 가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현재의 진희’는 자신을 열두 살에 더 이상 성장할 필요가 없었고, 삶을 냉소적으로 바라보며, 사랑이라는 감정을 사랑이라고 짐작 되는 감정이라고 바라보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타인을 사랑하는 감정이란 본질적으로 그렇게 밖에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을 서정적인 사람인 그에게 납득시키기는 어려운 일이다.”라는 말처럼, 진희는 자신을 결코 서정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것은 수없이 많은 표현과 사건을 통해 끊임없이 되풀이한다.
그러나 자신을 늘 둘로 분리시켜 살아가는 삶. 이러한 삶의 방식만큼 서정적인 것이 또 있을까. 자신을 드러내는 데 익숙하지 않은 삶. 들켜서는 안 될 부분을 감추기 위해 자신을 둘로 분리해야 한다는 열두 살 즈음의 것을 살아가는 방식으로 결정해버렸으니, 열두 살 이후 성장할 필요가 없는 게 맞기는 하다.
나이를 먹고 몸이 늙어도 내면 어딘가는 멈춰 있는 경우가 있다. 때로 그것은 순수라는 포장을 쓰고 나타나기도 하지만, 때로는 유치함이나 어리광으로 나이에 안 맞는 응석을 부리며 출몰하기도 한다. 기껏 손톱을 물어뜯는 거나 과도한 흡연을 유아기의 고착 증상으로 풀어내는 프로이드를 참 희한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행동이 결국 감정이나 감정의 형상물인 성격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럴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자아를 보여지는 나와 바라보는 나로 분리하는 유아적 발상에 문득 코웃음이 쳐지면서도 “나의 분리법은 위선이 아니라 작위였으며 작위는 위선보다 훨씬 복잡한 감정이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부도덕한 일은 아니었다.”는 문장에 솔깃한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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