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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의 4조7천억원 실험

저작시기 2006.01 |등록일 2006.11.08 한글파일한컴오피스 (hwp) | 3페이지 | 가격 500원

소개글

포항제철의 4조7천억원 실험.

본문내용

(이 기사를 쓸 때까지만 해도 포항제철이 공식 명칭이었다. 포스코로 이름이 바뀐 것은 2002년부터다.)
회의실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넘쳐 흘렀다. 비디오에서는 어제 저녁 TV 뉴스의 카메라 고발 녹화 장면이 흘러나오고 있다. 카메라는 프로판 가스 용기 제조 공장을 비추고 있다. 기자가 망치를 들고 가스 용기를 몇번 두들기니 어처구니 없게도 쩍하고 쪼개진다. 다른 가스 용기들도 마찬가지다. 아마도 가스 용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뭔가 잘못됐나 보다. 기자는 미리 밝혀졌기 망정이지 만약 가스가 담겨져 그대로 팔려 나갔으면 어쩔뻔 했느냐고 반문했다. 자칫 엄청난 참사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었던 섬짓한 사건이었다. 이 회사에 냉연강판을 팔았던 포항제철로서는 생각만해도 가슴 철렁한 일이었다.
다들 유상부 회장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불호령이 떨어질 것 같은 분위기다. 어디서 잘못된 것일까. 잠깐 숨막힐 듯한 침묵이 흐르고 유 회장이 입을 열었다. “훌륭하군, 훌륭해.” 유 회장은 뜻밖에도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다음날부터 이 비디오 테잎은 수백개씩 복사돼서 공장과 사무실 곳곳에서 틀어졌다. 변화를 찾기 앞서 먼저 포항제철의 한계를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게 유 회장의 생각이었다. “봐라.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철을 만들어 낸다는 포항제철에서도 곳곳에서 비효율성이 넘쳐나고 있다. 지금부터 하나하나 뜯어고치지 않으면 언젠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도 저렇게 산산조각으로 부서질 날이 올 것이다.”

1999년 9월의 일이다. 유 회장의 야심작, PI(업무 혁신, Process Innovation) 프로젝트가 막 첫발을 내딛던 무렵이었다. PI 프로젝트는 구매와 판매부터 생산, 설비, 재무, 인사, 기술에 이르기까지 포항제철의 모든 업무를 하나의 틀로 묶는 엄청난 작업이었다. 유 회장은 PI 프로젝트에 포항제철의 미래가 달렸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곤 했다. 유 회장은 움직임이 굼뜬 포항제철에 새로운 질문을 던졌다.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철을 만들어내는 회사가 과연 고객에게 가장 큰 만족을 주는 회사인가. 고객들을 계속 끌고 나갈 자신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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