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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론]낯익은 구두-김광규

저작시기 2003.01 |등록일 2006.05.12 한글파일한컴오피스 (hwp) | 3페이지 | 가격 1,000원

소개글

낯익은 구두 김광규

본문내용

현대 사회의 핵가족 출현은 산업사회와 더불어 나타나는 불가피한 변화의 결과라고 할수 있다. 사회 변화는 현대인들의 생활에 많은 풍요와 편리함을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배금사상, 인간경시풍조, 인간소외 등 현대인들의 삶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는 가족부양의 전통을 붕괴시키며 노인들을 가정과 사회로부터 소외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했다. 우리 조상들은 대가족제도로 내 부모를 공경하는 모습을 자식들에게 이런 한 모습을 보여주기란 힘들게 되었다.
이 시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현대는 부모와 자식이 함께 사는 것이 오히려 서로에게 짊이 되는 듯 되어버렸다. 우리는 내림사랑으로 부모에게 받은 사랑을 자식에게 퍼부어 준다. 아버지에 구두는 낡아 한 쪽 문 앞에 찌그려져 있어도 아들에 신발은 비싼 새 신발들로 가득한 것처럼 말이다. 넘을 엄두조차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산이었던 그는 필요에 따라 제 몸을 내어주는 종이컵으로 변하고, 더 이상은 불필요한 쓰레기처럼 찌그러진 종어컵이 되어 버린다. 전답을 팔아 아들 학자금이며 사업자금으로 모두 내어주고, 내 속을 가장 잘 알아주던 아내를 먼저 보내고 나면, 이제 그에게 비쳐지는 볕은 한줄기도 남아 있지 않는다. 하루 24시간 그에게 재잘대어 주는 벗은 아들이나 손자가 아닌 TV뿐이고 그에 말에 귀 기울여 주는 사람은 며느리나 딸이 아닌 그림자뿐이다. 천덕 꾸러기가 되어버린 지 오래인 그의 남은 소망은 이제 그만 부인 옆으로 가는 것이다. 사람은 죽으면 이름을 남긴다고 한다. 하지만 더 이상 줄게 남아 있지 않은 그가 남길 수 있는 것은 낡고 낡은 구두 한 켤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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