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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영화 가족

저작시기 2004.11 |등록일 2005.01.30 한글파일한컴오피스 (hwp) | 12페이지 | 가격 400원

소개글

영화 가족에 대한 전반적 내용

목차

없음

본문내용

내가 울기 시작한 첫 장면은, 부녀가 오랜만에 만나 따뜻한 이야기는커녕 서로에게 냉냉한 독설만 퍼붓는 장면이다. 아버지는 먼저 들어가 버리고 딸은 남아 담배를 입에 문다. 고백하자면 나도 그런 적이 있다. 아니 많다. 영화와 다른 점은 나는 엄마와 그렇다는 것. 그래서 영화 속 부녀의 심정이 혹은 딸의 감정이 왈칵 와 닿는다. 그래서 더 울었다. 서로 독설을 퍼부으면서도 사실 마음은 그게 아니라는 걸 모르는 게 아니기에 더더욱.

그래도 그나마 둘의 냉냉함을 중화시켜주는 건 동생 정환이다. 누나와 나이터울이 많은 늦둥이. 아빠가 미처 딸에게 해주지 못하는 애정표현을 듬뿍 받아 사랑스럽게 자라준 아이다.

엄마의 제사를 치르고 나서 세 식구가 모여 저녁을 먹을 때 정환은 아빠에게 부침개를 더 가져다 달라면서 아빠를 부엌으로 보내고 그 사이 누나에게는 나름의 충고를 해주는 장면은 굉장히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몹시 부러운 장면이기도 했다.

사랑스러운 정환이가 교회 수련회를 떠나는 장면에서 나는 또 울었다. 사실 별다른 장면은 아니었고 그저 버스창문을 사이에 두고 정환이와 정은이가 "잘 갔다와", "갔다올께" 하는 장면이었는데 왠지 난 되게 슬펐다. 정은이 뒤에 서서 둘을 바라보는 아빠의 눈빛이 슬펐던 걸까. 이 장면을 두고 슬퍼할 사람이 또 있을지 궁금하다. 아마 이 장면에서 어떤 관객이 운다면 나와 비슷한 말로 할 수 없는 기분이 들어서겠지.

그래도 마냥 슬프진 않았다. 수련회에서 돌아온 정환이와 셋이 놀러간 놀이공원에서 즐겁게 웃었고, 돌아오는 길에는 거의 처음으로 살가운 부녀간의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이들에게 생긴 변화에서 오는 행복감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영화 중반부 내내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상황이 기어이 이들 코앞에 닥치고 만다. 정은의 과거를 청산하기에 가장 쉽고도 어려운 결정이 닥쳐오고, 그걸 알게 된 아빠는 단호하게 말한다. 하지 말라고. 갈등하는 정은을 보며 나도 갈등했다. 내가 정은이라면 어땠을까. 어떻게 했을까. 그리고 그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은은 아빠에게 직접 면도를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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