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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공원

등록일 2004.04.28 한글파일한글 (hwp) | 6페이지 | 가격 1,000원

목차

없음

본문내용

“당신이 바라보는 좁은 곳은 무엇입니까?”
그의 말이 비수처럼 가슴에 박혔다. 그랬던가, 내가 바라본 것은 좁은 곳이었던가? 내 시야가 좁아졌었기에 고민이 생겼었는가?
“넓게, 그리고 멀리 바라보십시오. 그러면 당신이 바라는 미래가 보일 것입니다. 三年學, 不至於穀, 不易得也. 당신께 들려주고 싶은 말입니다.”
삼년학, 불지어……, 생소한 말이 아니었다. 어디에서 봤나 싶어 기억을 더듬자 그가 손을 들어 내 옆구리를 가리켰다. 그 손길을 따라가니 논어가 시야에 들어왔다.
“거기에 있는 말입니다. 몇편 몇장인지는 직접 찾아보시는 게 낫겠지요. 목적을 달성했으니 이제 내려갑시다. 군자는 아래에서 위도 올려다볼 줄 알아야 하는 법이거든요.”
나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논어책과 그를 번갈아 보았다. 지금 이 기분을 뭐라 표현해야할까? 굳이 빗대자면 귀신에 홀린 기분?

힘들게 올라갔던 계단을 다시 내려오자 그는 이제 가봐야겠다며 작별인사를 고했다. 역의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는 그를 잠시 쳐다보다가 나 역시 역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꿈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기묘한 경험이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논어책을 처음부터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많은 페이지를 넘겼는지 눈이 피로해질 즈음에 드디어 내가 찾던 구절이 보이기 시작했다.
子曰, “三年學, 不至於穀, 不易得也.” 공자께서 말씀하시길 “삼 년을 공부하고서도, 벼슬길에 나아가지 않고 학문에 전념하는 자를 쉽게 보지 못하겠다.” 태백 12장이었다.
순간 나는 커다란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느꼈다. 자신을 공구라 밝히던 그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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