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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 전경린-남자의 기원

등록일 2003.12.05 한글파일한글 (hwp) | 11페이지 | 가격 500원

소개글

전경린의 단편소설입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연어가 돌아온다. 텔레비전 뉴스를 보았어. 알래스카 언 소금 바다에서 연어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미아, 듣고 있니? D는 내가 그를 안 후로 사 년 동안 해마다 그렇게 말해왔다. 연어가 돌아온다고, 뉴스에서 보았다고. 그리고 더 나이 들기 전에 나를 갖고 싶다고 말한다. 연어가 돌아오는 것을 중요한 뉴스로 올리는, 텔레비전 보도국의 데스크 역시 남자일 것이다. 우연하게도, D가 전화한 그 날, 남편도 저녁에 돌아와 식탁에 앉으며 말했다. 연어가 돌아온다는군. 그렇게 말한 남편의 얼굴에는 잠시 낯선 동요가 일었다. 그러나 뭔가 말을 이을 듯하던 남편은, 딱딱한 갑각류의 등을 지고 한끼 밥을 기다리던, 원래의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가고 말았다. 나는 남편 앞에 수저를 놓으며 말했다.
“연어가 돌아오는 것이 남자들의 감수성을 뒤흔드는 어떤 실마리라도 되나요?”
“왜 그렇게 묻지?”
남편은 지나치게 민감해진다.
“남자들이 연어의 회귀에 관심이 많은 것 같으니까.”
“누가 또 연어의 회귀에 관심을 보였다는 거지?”
엿보는 듯한 남편의 눈에 불쾌한 의심이 어렸다. 나는 돌아서서 밥통을 열고 남편의 그릇에 밥을 담았다.
“……, 텔레비전 뉴스요. 며칠 전에 뉴스에 나왔어요.”
“……”
“남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뭐죠?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볼 때 말이에요. 자기가 무엇 때문에 움직이는지 남자들이 알기나 할까요?”
나는 그의 앞에 이제 막 불에서 내린 찌개 냄비를 놓았다. 남편이 숟가락을 들고 매운 국물을 떠올렸다.
“모든 남자들은 상실한 나라를 가진 고독한 존재들이지. 알렉산더 대왕, 칭기즈칸, 진시황제, 나폴레옹, 심지어 히틀러도 바로 그 나라에 가고 싶었던 것인지도 몰라. 남자들에겐 세계를 다 정복한다 해도 결코 갈 수 없는 나라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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